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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세.한국

법령 해석 사례

사건번호 97헌바26



도시계획법제6조위헌소원  39

[판시사항]
가. 도시계획시설의 결정으로 인한 토지재산권 제한의 내용
나. 보상에 관한 기본원칙
다. 도시계획시설결정의 집행지연으로 인한 보상의 필요성
라. '언제 보상을 요구할 수 있는가'의 문제
마. 보상규정을 두어야 할 입법자의 의무
바. 보상규정에 관한 입법형성권의 한계
사. 잠정적용을 명하는 불합치결정을 하는 이유

[결정요지]
가. 사인의 토지가 도로, 공원, 학교 등 도시계획시설로 지정된다는 것은, 당해 토지가 매수될 때까지 시설예정부지의 가치를 상승시키거나 계획된 사업의 시행을 어렵게 하는 변경을 해서는 안된다는 내용의 '변경금지의무'를 토지소유자에게 부과하는 것을 의미한다. 나. 도시계획시설의 지정으로 말미암아 당해 토지의 이용가능성이 배제되거나 또는 토지소유자가 토지를 종래 허용된 용도대로도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이로 말미암아 현저한 재산적 손실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사회적 제약의 범위를 넘는 수용적 효과를 인정하여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는 이에 대한 보상을 해야 한다. 다. 도시계획시설로 지정된 토지가 나대지인 경우, 토지소유자는 더 이상 그 토지를 종래 허용된 용도(건축)대로 사용할 수 없게 됨으로써 토지의 매도가 사실상 거의 불가능하고 경제적으로 의미있는 이용가능성이 배제된다. 이러한 경우, 사업시행자에 의한 토지매수가 장기간 지체되어 토지소유자에게 토지를 계속 보유하도록 하는 것이 경제적인 관점에서 보아 더 이상 요구될 수 없다면, 입법자는 매수청구권이나 수용신청권의 부여, 지정의 해제, 금전적 보상 등 다양한 보상가능성을 통하여 재산권에 대한 가혹한 침해를 적절하게 보상하여야 한다. 라. 도시계획시설의 시행지연으로 인한 보상의 문제는, 도시계획사업이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에 의하여 이행되어야 할 필요적 과제이자 중요한 공익이라고 하는 관점과 다른 한편 도시계획시설의 시행이 지연됨으로 말미암아 재산적 손실을 입는 토지소유자의 이익(헌법상의 재산권)을 함께 고려하여 양 법익이 서로 조화와 균형을 이루도록 하여야 한다. 마. 입법자는 도시계획사업도 가능하게 하면서 국민의 재산권 또한 존중하는 방향으로, 재산권의 사회적 제약이 보상을 요하는 수용적 효과로 전환되는 시점, 즉 보상의무가 발생하는 시점을 확정하여 보상규정을 두어야 한다. 토지재산권의 강화된 사회적 의무와 도시계획의 필요성이란 공익에 비추어 일정한 기간까지는 토지소유자가 도시계획시설결정의 집행지연으로 인한 재산권의 제한을 수인해야 하지만, 일정 기간이 지난 뒤에는 입법자가 보상규정의 제정을 통하여 과도한 부담에 대한 보상을 하도록 함으로써 도시계획시설결정에 관한 집행계획은 비로소 헌법상의 재산권 보장과 조화될 수 있다. 바. 입법자는 토지재산권의 제한에 관한 전반적인 법체계, 외국의 입법례 등과 기타 현실적인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참작하여 국민의 재산권과 도시계획사업을 통하여 달성하려는 공익 모두를 실현하기에 적정하다고 판단되는 기간을 정해야 한다. 그러나 어떠한 경우라도 토지의 사적 이용권이 배제된 상태에서 토지소유자로 하여금 10년이상을 아무런 보상없이 수인하도록 하는 것은 공익실현의 관점에서도 정당화될 수 없는 과도한 제한으로서 헌법상의 재산권보장에 위배된다고 보아야 한다. 사. 이 사건의 경우, 도시계획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계획구역 내의 토지소유자에게 행위제한을 부과하는 법규정이 반드시 필요한데, 헌법재판소가 위헌결정을 통하여 당장 법률의 효력을 소멸시킨다면, 토지재산권의 행사를 제한하는 근거규범이 존재하지 않게 됨으로써 도시계획이라는 중요한 지방자치단체행정의 수행이 수권규범의 결여로 말미암아 불가능하게 된다. 도시계획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중요한 행정으로서 잠시도 중단되어서는 안되기 때문에, 이 사건 법률조항을 입법개선시까지 잠정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된다. 재판관 조승형의 반대의견 나는 우리재판소가 12차에 걸쳐 행한 헌법불합치의 각 결정들에 관하여 판례변경을 하지 아니하고 그대로 유지한 다수의견에 대하여 위 판례를 변경하여 단순위헌선언을 하여야 한다는 취지로 반대한다. 재판관 이영모의 반대의견 가. 다수의견이 토지 재산권의 보장과 제한은 광범위한 입법형성권의 영역에 속한다고 하면서도, 재산권의 보장이 우선한다는 결정을 한 것은 재산권 행사에 대한 사회적 의무성을 강조하는 헌법의 조항과 이념에 반한다. 나. 나대지 소유자는 도시계획시설 설치에 지장이 있는 건축행위를 할 수 없지만, 가설건축물 등을 건축할 수 있고 경작이 가능하므로 나대지에 대한 사적 유용성이 완전히 배제되는 것은 아니며, 그 처분을 금지하는 것도 아니다. 이와 같은 토지 재산권의 제한은 그 자체에 내재된 사회적 제약에 불과한 것이다. 법익의 비교형량면에서도 대지 소유권자가 입는 불이익보다 공공복리에 기여하는 이익이 더 크고, 입법목적 달성을 위한 합리성·필요성을 갖추었으므로 헌법 제37조 제2항이 정한 기본권 제한 한계요건을 벗어나는 것도 아니다.

[참조조문]
【참조조문】
헌법 제23조, 제122조
도시계획법 제2조 제1항 제1호, 제3호, 제4조 제1항, 제10조의2 제1항, 제11조 제1항, 제12조 제1항, 제4항, 제13조 제1항, 제4항, 제14조의2 제1항, 제4항, 제21조, 제23조 제1항, 제25조 제1항, 제26조, 제29조 제1항, 제30조
토지수용법 제14조, 제71조 제2항
건축법 제15조
공공용지의취득및손실보상에관한특례법 제9조 제2항
도시계획법시행령 제5조 제1항, 제10조의2 제3항, 제10조의3 제2항
건축법시행령 제15조 제1항, 제4항

도시계획법 제4조

[참조판례]
89헌마214(1998. 12. 24.)

청 구 인 박oo 외 17인
청구인들 대리인 청조법무법인
담당변호사 이oo
당해사건 서울지방법원 92가합62797 손해배상(기)

[주문]
1. 도시계획법 제4조(1971. 1. 19. 법률 제2291호로 전문개정되어 1991. 12. 14. 법률 4427호로 최종개정된 것)는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한다.
2. 위 법률조항은 2001. 12. 31을 시한으로 입법자가 개정할 때까지 계속 적용된다.

[이유]
1. 사건의 줄거리 및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줄거리
(1) 청구인들은 성남시 성남동 72의 1, 2, 4, 5, 같은동 76 및 76의 1, 2, 3, 4, 6, 7 토지들의 소유자들인데, 위 토지들은 도시계획법(이하 "법"이라 한다) 제12조에 의하여 1982. 6. 25. 경기도 고시 제233호로 학교시설 부지로 지정되었다.
(2) 청구인들은 서울지방법원에 대한민국을 상대로 위와 같이 위 토지들이 학교시설 부지로 지정된이래 10년 이상 지났음에도 사업시행이 되지 아니하는 바람에 그 소유권의 행사가 제한됨으로 말미암아 재산상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면서 손해배상청구소송(92가합62797)을 제기하였다. 위 소송진행중 청구인들은 위 법원에 도시계획의 결정·고시후 사업시행 전에 그 결정·고시로 말미암아 재산권 행사에 불이익을 받는 토지 소유자에 대하여 토지 수용에 준한 손실보상규정을 두거나 상당기간 내에 사업시행을 하지 않는 경우 시설지정 등을 해제하는 규정을 두지 아니한 '도시계획법'은 재산권보장에 관한 헌법 제23조에 위배되는 것이라는 이유를 들어 위헌제청신청(97카291)을 하였으나, 위 법원은 1997. 3. 18. 이를 기각하였다.
(3) 이에 청구인들은 도시계획의 결정·고시로 인한 토지재산권의 제약에 대하여 손실보상규정을 두지 아니한 법 제6조는 헌법의 재산권보장, 정당보상원칙등에 위배된다고 주장하면서 1997. 4. 1.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따라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청구인들은 법 제6조에 대하여 심판청구를 하였으나, 청구취지와 그 원인을 살펴보면, 청구인들은 일정한 요건 아래에서 그 보상을 정하고 있는 법 제6조의 위헌성을 문제삼고 있는 것이 아니라, 청구인들 소유의 위 토지들이 도시계획결정으로써 학교시설용지로 지정되고도 장기간 사업시행이 지연됨에 따라 재산적 손실이 발생하였음에도 법이 이에 대하여 아무런 보상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는 것을 문제삼고 있다.
법 제6조는 법 제5조 제1항 및 제3항의 규정에 의한 행위로 말미암아 손실을 받은 자의 보상청구권을 정하는 규정이다. 즉, 위 법률조항은 도시계획사업의 시행자가 토지를 일시적으로 사용하거나 장애물을 변경하는 등 구체적인 도시계획사업의 시행으로 말미암아 발생하는 손실의 보상에 관한 규정이지 도시계획의 결정 그 자체로 인한 손실을 규율하는 규정이 아니다. 뿐만 아니라 법 제6조는 보상규정일 뿐, 그 자체로서 토지재산권을 제한하는 규정도 아니고, 청구인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보상규정을 두지 않은 것이 위헌이라 하더라도, 입법자가 보상규정을 반드시 법 제6조에 두어야 할 것도 아니다.
청구인들이 다투고자 하는 것은, 도시계획시설결정으로 말미암아 발생하는 토지재산권의 제한에 대하여 법이 아무런 보상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따라서 청구인들의 재산권을 제한하는 규정이자 청구취지에 부합하는 심판대상은, 도시계획이 시행되는 구역 내의 토지소유자들에게 시장이나 군수의 허가를 받지 아니하고는 원칙적으로 토지의 형질변경이나 건축 등을 금지하면서도 이러한 재산권 행사의 제한에 대하여 아무런 보상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 법 제4조의 규정이라고 할 것이다.
한편, 청구인들은 위헌제청신청시 "청구인들과 같이 소유토지가 학교용지로 지정되어 재산권 행사에 제한을 받는 경우 보상규정을 두지 아니하고 일정기간 내에 도시계획을 실시하지 않는 경우에도 학교용지의 지정을 해제하도록 규정하지 아니한 '도시계획법'은 위헌"이라고 주장하여 조문을 특정하지 아니하였고, 이에 대한 법원의 기각결정도 심사대상조문을 특정하지 아니하였으나, 위헌제청신청 이유와 기각결정 이유 역시 그 내용상 모두 법 제4조의 규정에 관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청구인들의 헌법소원심판청구의 이유, 위헌여부심판제청신청 및 그 기각결정의 이유, 당해사건재판과의 관련성 정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직권으로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을 법 제4조로 변경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된다(헌재 1998. 3. 26. 93헌바12, 판례집 10-1, 232, 233).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도시계획법 제4조(1971. 1. 19. 법률 제2291호로 전문개정되어 1991. 12. 14. 법률 4427호로 개정된 것, 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가 헌법에 위반되는지의 여부이고, 그 규정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제4조(행위등의 제한) ① 도시계획구역 안에서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고자 하는 자는 시장 또는 군수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다만, 대통령령이 정하는 경미한 행위를 하고자 하는 경우와 제25조의 규정에 의하여 실시계획의 허가를 받은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며, 제1호의 경우 산림 안에서의 재식 및 죽목의 벌채에 대하여는 산림법의 규정에 의한다.
1. 토지의 형질변경, 죽목의 벌채·재식 또는 토석의 채취
2. 건축물 기타 공작물의 신축·개축·증축과 대통령령이 정하는 물건을 대통령령이 정하는 기간 이상 쌓아 놓는 행위
3. 대통령령이 정하는 토지분할
② 시장 또는 군수는 제1항의 규정에 의한 허가를 하고자 하는 경우 제1항 각호의 행위가 도시계획사업의 시행에 지장이 있다고 인정할 때에는 미리 당해 시행자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③ 시장 또는 군수는 제1항의 규정에 의한 허가를 함에 있어서 해당 지역의 도시계획의 내용을 충분히 참작하여야 한다.
④ 시장 또는 군수는 제1항의 규정에 의한 허가를 함에 있어서 위해방지·환경오염방지·조경 등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경우에는 이의 이행을 담보하기 위하여 허가를 받는 자에 대하여 이행보증금을 예치하게 할 수 있다. 이 경우 이행보증금의 금액, 예치의 방법 등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⑤ 시장 또는 군수는 허가를 받지 아니하고 제1항 각호의 행위를 한 자에 대하여 그 토지의 원상회복을 명할 수 있다.
⑥ 제1항의 규정에 의한 허가를 받아 토지의 형질변경등의 공사를 시행하는 자는 그 공사를 완료할 때에는 건설부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시장 또는 군수에게 준공검사를 받아야 한다.
⑦ 제1항의 규정에 의한 허가의 절차·기준 기타 필요한 사항은 건설부령으로 정한다.
〔관련조항〕
제16조(도시계획시설의 설치·관리) ① 도시계획구역안에서 제2조 제1항 제1호 나목 및 다목에 게기한 시설을 지상·공간 및 지하에 설치하고자 할 때에는 도시계획으로써만 이를 설치하여야 한다. 다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시설은 그러하지 아니하다.
② 도시계획구역안에서 설치할 제2조 제1항 제1호 나목 및 다목의 시설에 관한 구조 및 설치기준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건설부령으로 정한다. 다만, 다른 법령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때에는 그 법령에 의한다.
③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설치한 시설의 관리에 관하여 이 법 또는 다른 법령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국가가 관리하는 경우에는 대통령령으로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하는 경우에는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 정한다.
④ 공동구가 설치된 도시계획구역안에서 공동구에 수용될 시설은 이를 공동구에 수용하여야 한다.
⑤ 제4항의 규정에 의하여 공동구에 수용할 시설의 수용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제25조(시설계획의 인가) ① 도시계획사업의 시행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그 사업의 시설계획을 작성하여 건설부장관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 인가받은 시설계획을 변경 또는 폐지하고자 할 때에도 또한 같다. 다만, 건설부령이 정하는 경미한 사항을 변경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② 도시계획사업의 시설계획에는 사업시행에 필요한 설계도서·자금계획 및 시행기간과 기타 이 법이나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을 명시하거나 첨부하여야 한다.
2. 청구인들의 주장, 위헌제청신청 기각이유 및 이해관계인의 의견
가. 청구인들의 주장요지
(1) 청구인들 소유의 위 토지들은 모두 이 법에 따라 학교시설의 용지로 도시계획결정이 되고 1982. 6. 25. 경기도 고시 제233호로 고시되었는데, 예산이 책정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10년 이상이나 지났음에도 아직껏 사업시행을 하지 않고 방치함으로써 장기간 토지의 가격이 하락하고 매매가 잘 되지 아니하는 등 청구인들은 각 그 소유 토지의 사용, 양도 등에 관하여 많은 제약을 받아야 했다. 그러나 법은 '토지수용법'이나 '공공용지의취득및손실보상에관한특례법'과는 달리 수용이나 보상규정을 두지 아니함으로 말미암아 청구인들은 자신이 입은 손실에 대한 보상을 받지 못하였다. 또한 토지수용법 제71조나 위 특례법 제9조에서는 5년 이내에 사업시행을 하지 아니할 경우에는 원 소유자나 그 상속권자에게 환매권을 부여하고 있으나, 법에는 장기간 사업시행이 지연되는 경우에도 토지소유자의 손해방지를 위한 아무런 규정이 없다.
(2) 결론적으로, 청구인들과 같이 도시계획결정으로 말미암아 특별한 희생을 입는 경우에도 보상하는 규정을 두지 아니한 법 제6조는 "공공필요에 의한 재산권의 수용·사용, 또는 제한 및 그에 대한 보상은 법률로써 하되, 정당한 보상을 지급하여야한다."고 규정한 헌법 제23조 제3항에 위배되는 규정이다.
나. 법원의 위헌제청신청 기각이유
헌법에 의하여 보장되는 재산권의 내용과 한계는 법률로 정해지는 것이고 신청인들 소유의 토지가 학교용지로 지정된 것은 법의 규정에 의한 것이며, 신청인들 소유의 토지가 학교용지로 지정되었다고 하여 그 토지에 대한 신청인들의 소유권이 상실되거나 처분권 또는 사용권이 제한되는 것도 아니므로, 사유토지에 대한 학교용지의 지정이 공공복리에 적합한 합리적인 범위를 넘는 제한이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법이 학교용지의 지정에 따른 손실을 보상하도록 규정하지 않았거나 학교용지로 지정된 뒤 일정한 기간 내에 학교를 설립하지 않았다고 하여 헌법 제23조에 위반된다고 보기 어렵다.
다. 건설교통부장관의 의견
(1) 청구인들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한 법 제6조는, 같은 법 제5조의 규정에 의하여 도시계획 또는 도시계획사업에 관한 조사·측량 또는 시행을 위하여 필요한 토지의 출입·사용 등의 행위로 말미암아 손실을 받은 자가 있는 경우 그에 대하여 보상을 하도록 하는 규정으로서, 도시계획시설로 결정된 토지에 대한 보상과는 관계가 없는 조항이므로, 이 조항이 위헌이라는 주장은 그 이유가 없다.
(2) 청구인들은 도시계획시설결정과 관련하여 손실보상규정이 없다고 주장하나, 도시계획사업을 시행할 때에는 '공공용지의취득및손실보상에관한특례법'에 의하여 협의취득하거나 법 제30조의 규정과 '토지수용법'에 의하여 수용을 하게 됨을 전제로 하고 있다. 위 법들은 손실보상에 관하여 자세한 규정을 두고 있으므로, 도시계획법에 손실보상에 관한 규정이 없다는 주장은 타당하지 않다. 특히, '공공용지의취득및손실보상에관한특례법시행규칙' 제6조 제4항은 도시계획시설의 설치를 위하여 당해 토지를 수용할 때에는 계획제한에 따라 하락한 지가로 보상하지 아니하고 인근 유사토지의 지가수준으로 보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3) 도시계획법은 도시계획시설로 결정된 후 장기간 사업이 시행되지 않을 것을 예정하고 있지 않으며, 당해 도시계획을 입안·결정하고 당해 도시계획사업의 시행이 장기간 지연되는 이유는 도시계획사업시행의 권한과 책임이 있는 지방자치단체의 예산부족 등에 그 원인이 있으므로, 토지소유자는 지방자치단체에 도시계획사업의 조속한 시행 또는 당해 도시계획시설의 해제를 요청할 수는 있을 지라도 도시계획법의 위헌성을 주장할 수는 없다.
(4) 법 제4조 제1항은 도시계획구역안에서 일정한 행위에 대해서는 토지소유자로 하여금 허가를 받도록 하되, 대통령령이 정하는 경미한 행위는 허가를 받을 필요가 없다고 하여 허용하고 있다. 또한 법 제14조의2 제4항, 법시행령 제10조의3 제2항 및 건축법 제15조의 규정에 의하여 가설건축물의 건축을 허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법이 도시계획시설로 결정된 토지에 대하여 그 재산권의 본질을 침해한다고도 할 수 없다.
3. 판 단
가. 도시계획의 결정 및 시행과정에 관한 법의 내용
시장 또는 군수는 20년을 단위로 하여 장기(長期)도시개발의 방향 및 도시계획입안의 지침이 되는 도시기본계획을 수립하여 건설교통부장관의 승인을 얻어야 하고(법 제10조의2 제1항), 그 관할도시계획구역 안에서 시행할 도시계획을 도시기본계획의 내용에 적합하도록 입안하여야 한다(법 제11조 제1항). 도시계획은 건설교통부장관이 직권 또는 도시계획입안자(시장 또는 군수)의 신청에 의하여 지방의회의 의견을 듣고 중앙도시계획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이를 결정하는데(제12조 제1항) 이 경우 지체없이 결정을 고시하고 도시계획도면을 시장 또는 군수에게 송부하여 일반에게 공람시켜야 한다(법 제12조 제4항). 시장 또는 군수는 도시계획의 결정고시가 있을 때에는 당해 도시계획구역 안의 토지에 관하여 지적이 표시된 지형도상에 도시계획사항을 명시하여 건설교통부장관에게 그 승인을 신청하고(법 제13조 제1항), 건설교통부장관은 당해 도면을 승인하면 이를 고시하고 시장 또는 군수에게 송부하여 일반에게 공람시켜야 한다(법 제13조 제4항).
시장 또는 군수는 법 제2조 제1항 제1호 나목 및 다목에 관한 도시계획에 대하여 도시계획의 결정고시가 있은 날로부터 2년 이내에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연차별 집행계획을 수립하여야 하는데(법 제14조의2 제1항), 법시행령 제10조의2 제3항은 집행계획은 제1단계 집행계획과 제2단계 집행계획으로 구분하여 수립하되, 3년 이내에 시행할 도시계획시설은 제1단계 집행계획에 포함되도록 하여야 하며, 3년 이후에 시행할 도시계획시설은 제2단계 집행계획에 포함되도록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도시계획의 시행자인 시장 또는 군수(법 제23조 제1항)는 사업의 실시계획을 작성하여 건설교통부장관의 인가를 받아야 하고(법 제25조 제1항), 건설교통부장관은 도시계획사업의 실시계획을 인가한 때에는 그 인가내용을 고시하여야 한다(법 제26조). 시행자는 도시계획구역 안에서 도시계획사업에 필요한 토지·건축물 등을 수용 또는 사용할 수 있다(법 제29조 제1항). 법 제30조는 도시계획의 실현을 위하여 필요한 사업에 대한 토지수용권의 근거를 부여하고 있는데, 그 제2항에서 "법 제25조에 의한 실시계획의 인가를 토지수용법 제14조의 규정에 의한 사업인정으로 본다"고 규정함으로써, 도시계획시설 해당토지에 대한 토지수용 및 사용은 결국 도시계획시설사업에 대한 건설교통부장관의 실시계획의 인가 및 고시가 있어야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요컨대, 도시계획의 시행과정은 1. 도시기본계획의 수립, 2. 도시계획의 입안 및 결정, 결정 및 지적 승인의 고시·공람, 3. 연차별 집행계획의 수립, 시행자의 실시계획작성 및 건설교통부장관의 인가, 실시계획의 인가고시, 4. 사업의 시행(수용, 사용, 보상 등)의 절차로 행하여진다.
나. 도시계획시설 지정현황, 법적 의미 및 토지재산권 제한의 내용
(1) 도시계획이라 함은 도시계획이 실시될 구역 안에서 도시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하고 공공복리를 증진시키기 위하여 토지이용·교통·위생·환경·산업 등에 관한 계획을 말하는데, 도시계획구역 및 법 제17조 내지 제21조의 규정에 의한 지역·지구·구역의 지정 또는 변경에 관한 계획(법 제2조 제1항 제1호 가목)과 도시계획시설에 관한 계획(법 제2조 제1항 제1호 나목 및 다목)을 포함한다. 이 사건에서 문제된 도시계획시설이란 '도시계획으로 결정된 법 제2조 제1항 제1호 나목 및 다목의 계획에 의하여 설치되는 시설'(법 제2조 제1항 제3호), 즉 도로, 공원, 학교, 광장, 녹지, 수도, 하수도, 폐기물처리시설 등 도시가 기본적인 기능을 발휘하기 위하여 필요한 도시기반시설을 말한다.
(2) 1962. 1. 20. 법률 제983호로 제정된 법이 시행된 이래 1997. 12. 31. 현재에 이르기까지 전국적으로 약 29억㎡의 면적에 대하여 약 23만개의 도시계획시설결정이 있었는데, 그 중 아직 계획이 시행되지 아니한 미시행 면적은 약 13억㎡에 달한다. 미시행면적 중 결정 이후 경과된 기간이 10년 미만인 면적은 약 5억㎡, 10년 이상 20년 미만인 면적은 4억㎡, 20년 이상 30년 미만인 면적은 약 3억㎡, 30년 이상 면적은 약 1억㎡으로 파악되고 있다. 전국주요도시 중 서울특별시의 경우를 예로 들어 보면, 약 3억㎡의 결정면적에 대하여 약 66,000개의 도시계획시설결정을 하였는데, 그 중 미시행면적은 6천만㎡에 이르고, 10년 미만의 미시행면적은 약 3백만㎡이며, 그 나머지가 10년 이상 미시행상태로 남아있는 면적에 해당한다.
도시계획시설별로 보면, 예컨대 학교로 지정된 것은 약 7,700개소이고, 그 면적은 약 2억㎡에 달하는데, 그 중 미시행면적은 약 천5백만㎡정도로서 10년 미만인 미시행토지가 약 천2백만㎡, 10년 이상 20년 미만인 토지는 약 3백만㎡에 이르고 있다.
(3) 도시계획구역 내의 토지가 도시계획결정에 의하여 도시계획시설로 지정된다는 것은 당해 토지가 토지소유자의 사익을 위한 사용을 배제하는, 즉 일반의 이익을 위한 토지로 그 용도가 결정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도시계획사업의 경우 비록 사인(私人)이 사업시행자가 될 수 있다고 하더라도(법 제23조 제5항, 법시행령 제25조), 도시계획시설의 시행은 지극히 예외적인 경우에 한하여 토지소유자가 직접 시행할 이익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도시계획시설의 시행은 원칙적으로 토지재산권의 박탈과 사업시행자에게의 소유권 이전을 통해서만 가능하기 때문에, 사업시행자인 지방자치단체는 궁극적으로 토지소유권을 협의매수하거나 수용의 형태로 취득하여야 한다. 따라서 건설교통부장관은 도시계획구역 내에서 도시계획시설사업에 필요한 토지를 사전에 확보하기 위하여 해당 토지의 협의매수나 수용을 전제로 하여 필요한 토지를 도시계획시설로 결정하는 것이다.
법 제4조 제1항은 도시계획구역 안에서는 토지의 형질변경, 죽목의 벌채·재식, 토석의 채취, 건축물 기타 공작물의 신축·개축·증축 등의 행위를 하고자 하는 자는 허가를 받아야 하고, 단지 법시행령 제5조 제1항이 정하는 경미한 행위의 경우에는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므로 사인의 토지가 도로, 공원, 학교 등 도시계획시설로 지정된다는 것은, 그 효과에 있어서 사실상 당해 토지가 매수 또는 수용될 ㄸ까지 시설예정부지의 가치를 상승시키거나 계획된 사업의 시행을 어렵게 하는 변경을 하여서는 안된다는 내용의 '변경금지의무'를 토지소유자에게 부과하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시설예정토지의 지목이 대(垈)인 나대지의 경우, 도시계획시설결정은 사업시행자에 의한 협의매수나 수용 또는 지정해제시까지 사실상 현상태의 유지의무, 즉 건축의 금지를 의미하게 된다. 청구인들의 경우와 같이, 지목이 '대'인 토지들이 학교부지로 지정되면, 청구인들은 가까운 장래에 청구인들의 토지가 학교시설의 용도로 수용된다는 것을 예상하여야 하므로 건축물의 건축을 할 수 없는 것은 물론, 수용될 토지를 매도하는 것도 사실상 거의 불가능하고, 단지 경작을 위한 토지의 형질변경 또는 관상용식물의 가식, 주택지에서의 죽목의 재식 및 벌채의 용도로 사용하거나(법 제4조 제1항, 법시행령 제5조 제1항 제1호 및 제5호), 연차별 집행계획이 공고된 후 단기간의 사용 후 철거를 하더라도 경제적으로 이를 설치할 가치가 있는 창고용 가건물과 같은 가설건축물을 도시계획사업의 시행시까지 자신의 비용으로 다시 철거한다는 조건 아래에서 건축할 수밖에 없게 된다(법 제14조의2 제4항, 법시행령 제10조의3 제2항, 건축법 제15조, 건축법시행령 제15조 제1항 및 제4항).
다. 재산권의 침해 여부
(1) 토지재산권의 사회적 구속성
재산권에 대한 제한의 허용정도는 재산권 객체의 사회적 기능, 즉 재산권의 행사가 기본권의 주체와 사회전반에 대하여 가지는 의미에 달려 있다고 할 것인데, 재산권의 행사가 사회적 연관성과 사회적 기능을 가지면 가질수록 입법자에 의한 보다 광범위한 제한이 허용된다. 즉 재산권의 이용과 처분이 소유자의 개인적 영역에 머무르지 아니하고 국민일반의 자유행사에 큰 영향을 미치거나 국민일반이 자신의 자유를 행사하기 위하여 문제되는 재산권에 의존하는 경우에는 입법자가 공동체의 이익을 위하여 개인의 재산권을 제한하는 규율권한은 더욱 넓어진다고 하겠다.
그런데 토지는 생산이나 대체가 불가능하여 공급이 제한되어 있고 한국의 가용토지면적이 인구에 비하여 절대적으로 부족한 반면에, 모든 국민이 생산 및 생활의 기반으로서 토지의 합리적인 이용에 의존하고 있다. 따라서, 토지는 국민경제의 관점에서나 그 사회적 기능에 있어서 다른 재산권과 같게 다루어야 할 성질의 것이 아니므로 다른 재산권에 비하여 보다 강하게 공동체의 이익을 관철할 것이 요구된다. 우리 헌법은 재산권 행사의 사회적 의무성을 강조하는 것에 더하여 "국가는 국민 모두의 생산 및 생활의 기반이 되는 국토의 효율적이고 균형있는 이용·개발과 보전을 위하여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그에 관한 필요한 제한과 의무를 과할 수 있다"(헌법 제122조)고 함으로써, 토지재산권에 대한 한층 더 강한 규제의 필요성과 그에 관한 입법부의 광범위한 형성권을 표현하고 있다(헌재 1989. 12. 22. 88헌가13, 판례집 1, 357, 372 ; 1998. 12. 24. 89헌마214등, 판례집 10-2, 927, 945-946 ; 1999. 4. 29. 94헌바37등, 판례집 11-2, 289).
(2) 비례의 원칙의 위반여부
(가) 재산권의 내용과 한계를 정하는 법규정에 대한 위헌심사의 기준
도시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하고 공공복리를 증진할 목적 등으로 도시계획시설에 관한 연차별 집행계획을 통하여 도시계획사업의 시행시까지 토지사용을 제한하는 이 사건 법률조항은 입법자가 토지재산권에 관한 권리와 의무를 일반·추상적으로 확정하는, 재산권의 내용과 한계에 관한 규정이자 재산권의 사회적 제약을 구체화하는 규정이다(헌법 제23조 제1항 및 제2항).
토지재산권에 대한 제한입법은 토지의 강한 사회성 내지는 공공성으로 말미암아 다른 재산권에 비하여 보다 강한 제한과 의무가 부과될 수 있으나, 역시 다른 기본권에 대한 제한입법과 마찬가지로 과잉금지의 원칙(비례의 원칙)을 준수해야 하고 재산권의 본질적 내용인 사적 이용권과 원칙적인 처분권을 부인하여서는 안된다. 특히 토지재산권의 사회적 의미와 기능 및 법의 목적과 취지를 고려하더라도 당해 토지재산권을 과도하게 제한하여서는 아니된다. 요컨대, 공익을 실현하기 위하여 적용되는 구체적인 수단은 그 목적이 정당해야 하며 법치국가적 요청인 비례의 원칙에 합치해야 한다. 그러므로 나아가 이 사건 법률조항이 비례의 원칙을 준수하고 있는지의 여부에 관하여 본다.
(나) 보상에 관한 기본원칙
헌법재판소는 이미 도시계획법 제21조에 대한 헌법불합치결정(헌재 1998. 12. 24. 89헌마214등, 판례집 10-2, 927, 949-956)에서, '언제 토지소유자가 재산권에 대한 제한을 보상 없이 수인해야 하고, 언제 사회적 제약의 범위를 넘는 수용적 효과를 인정할 수 있는가'에 관하여 그 기본원칙을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밝힌 바 있다.
토지소유자가 개발제한구역의 지정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토지를 원칙적으로 종래의 용도대로 사용할 수 있는 한, 이 사건 법률조항이 개발제한구역 내의 토지소유자에게 부과하는 현상태의 유지의무나 변경금지의무는 토지재산권의 사회적 기능 및 법규정이 실현하려는 법익의 중요성에 비추어 재산권에 내재하는 사회적 제약을 비례의 원칙에 합치하게 합헌적으로 구체화한 것이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예외적으로 종래의 용도대로도 토지를 사용할 수 없거나 아니면 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완전히 배제되는 경우에도 이 사건 법률조항이 아무런 보상 없이 이를 감수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한, 이러한 부담은 법규정이 실현하려는 중대한 공익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과도한 부담으로서 비례의 원칙에 위반되어 토지소유자의 재산권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위헌적인 것이다. 따라서 입법자가 이 사건 법률조항을 통하여 국민의 재산권을 비례의 원칙에 부합하게 합헌적으로 제한하기 위해서는, 수인의 한계를 넘어 가혹한 부담이 발생하는 예외적인 경우에는 이를 완화하는 보상규정을 두어야 한다.
토지재산권 제한과 관련하여 보상에 관한 이러한 기본원칙은 이 사건의 경우에도 그대로 타당하다고 하겠다. 따라서 도시계획시설의 지정으로 말미암아 당해 토지의 이용가능성이 배제되거나 또는 토지소유자가 토지를 종래 허용된 용도대로도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이로 말미암아 현저한 재산적 손실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사회적 제약의 범위를 넘는 수용적 효과를 인정하여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는 이에 대한 보상을 해야 한다. 이 사건 법률조항이 일부 토지소유자에 대하여 재산권의 사회적 기속성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가혹한 부담을 부과하면서 그 부담을 완화하는 아무런 보상규정을 두지 않는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은 이러한 경우에 한하여 재산권의 내용과 한계를 규정함에 있어서 비례의 원칙에 위반되어 당해 토지소유자의 재산권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규정이 된다고 하겠다.
(다) 도시계획시설결정의 집행지연으로 인한 보상의 필요성
먼저 도시계획시설에 관한 결정 이후 사업시행자에 의한 토지의 매수가 이루어지지 아니한 채 장기간 '변경금지의무'나 '현상유지의무'가 부과되는 경우, 재산권 제한의 법적 성격과 보상의 필요성 여부에 관하여 본다.
1) 도시계획시설의 지정에도 불구하고 토지를 종래의 용도대로 계속 사용할 수 있는 경우에는, 가사 사업시행자에 의한 토지매수가 장기간 지연된다고 하더라도 토지소유자의 재산권행사에 크게 불리한 효과를 가져오지 않는다. 지목이 임야나 전답인 토지가 학교, 도로, 녹지 등 도시계획시설로 지정된 경우, 토지소유자는 도시계획결정에도 불구하고 당해 토지의 협의매수나 수용시까지 그 토지를 계속 종래의 용도대로 사용할 수 있으므로, 도시계획결정으로 말미암아 토지소유자에게 이렇다 할 재산적 손실이 발생한다고 볼 수 없다.
헌법상의 재산권은 토지소유자가 이용가능한 모든 용도로 토지를 사용할 권리나 가장 경제적 또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므로 입법자는 중요한 공익상의 이유로 토지를 일정용도로 사용하는 권리를 제한하거나 제외할 수 있다. 도시계획시설의 지정으로 인한 개발가능성의 소멸과 그에 따른 지가의 하락, 수용시까지 토지를 종래의 용도대로만 이용해야 할 현상유지의무 등은 토지소유자가 감수해야 하는 사회적 제약의 범주에 속하는 것이다(헌재 1998. 12. 24. 89헌마214등, 판례집 10-2, 927, 948, 951).
2) 그러나 도시계획시설로 지정된 토지가 나대지인 경우, 토지소유자는 더 이상 그 토지를 종래 허용된 용도(건축)대로 사용할 수 없게 됨으로써 토지의 매도가 사실상 거의 불가능하고 경제적으로 의미있는 이용가능성이 배제된다. 도시계획결정으로 말미암아 토지를 종래의 목적으로도 사용할 수 없거나 또는 더 이상 법적으로 허용된 토지이용의 방법이 없기 때문에 사실상 토지의 사적인 이용가능성이 폐지된 경우, 재산권에 대한 이러한 제한은 토지소유자가 수인해야 하는 사회적 제약의 한계를 넘는 것이다(헌재 1998. 12. 24. 89헌마214등, 판례집 10-2, 927, 952). 이러한 경우, 사업시행자에 의한 토지매수가 장기간 지체되어 토지소유자에게 토지를 계속 보유하도록 하는 것이 경제적인 관점에서 보아 더 이상 요구될 수 없다면, 입법자는 매수청구권이나 수용신청권의 부여, 지정의 해제, 금전적 보상 등 다양한 보상가능성을 통하여 재산권에 대한 가혹한 침해를 적절하게 보상하여야 한다.
(라) '언제 보상을 요구할 수 있는가'의 문제
'토지소유자가 도시계획시설결정과 그 시행계획으로 말미암아 자신의 토지를 더 이상 종래의 용도대로 사용할 수 없는 경우 언제 보상을 요구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는 결국 '언제 토지소유자에게 도시계획시설로 지정된 토지를 계속 보유할 것을 더 이상 강요할 수 없는가' 하는 문제로 귀결되고, 이 문제는 토지소유자의 헌법상 보장된 재산권과 도시계획시설결정의 시행을 요구하는 공익을 서로 비교형량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도시계획결정으로 말미암아 토지를 종래의 용도로도 사용할 수 없는 경우, 사업시행자에 의한 토지매수시까지 경제적으로 의미있는 사적 이용가능성이 완전히 배제됨으로써 토지소유자는 큰 재산적 손실을 입게 된다. 한편, 도시계획결정에 의하여 도시계획시설로 지정된 모든 토지를 계획결정과 동시에 매수할 것을 사업시행자에게 요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할 것이다. 만일 그러한 요구를 한다면, 사업시행자는 공익상 반드시 필요한 시설을 설치하기 위한 토지를 더 이상 도시계획시설로 지정하지 못하거나 주민의 공공복리와 도시의 균형있고 건전한 발전이란 공익을 단지 제한적으로만 실현할 수 있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도시계획시설의 시행지연으로 인한 보상의 문제는, 도시계획사업이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에 의하여 이행되어야 할 필요적 과제이자 중요한 공익이라고 하는 관점과 다른 한편 도시계획시설의 시행이 지연됨으로 말미암아 재산적 손실을 입는 토지소유자의 이익(헌법상의 재산권)을 함께 고려하여 양 법익이 서로 조화와 균형을 이루도록 하여야 한다.
(마) 도시계획시설의 시행에 관한 법규정의 헌법적 문제점
도시계획시설의 시행과정을 본다면, 도시계획결정 후 도시계획사업이 시행될 때까지 구체적인 시행계획을 수립하여야 하는 등 반드시 일정 기간이 소요되는 것은 불가피하다. 따라서 도시계획사업의 시행에 필요한 적정한 기간만큼 토지소유자가 토지의 보유를 통한 재산적 손실을 어느 정도 감수하는 것은 국민 누구나가 수인해야 할 토지재산권의 사회적 의무에 속한다고 판단된다. 그러나 도시계획결정 후 계획의 시행에 소요되는 기간이 과도하게 길다거나 언제 재산권행사에 대한 제한이 종결될지 기약할 수 없는 상태가 지속된다면, 이는 토지재산권의 사회적 제약의 범주를 넘는 수용적 효과를 가지게 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도시계획사업의 시행과정에 관한 법규정들을 살펴보면, 법 제14조의2 제1항은 도시계획시설에 관하여는 도시계획의 결정고시가 있은 날로부터 2년 이내에 집행계획을 수립한다고 규정하여 '도시계획의 결정'과 '집행계획의 수립'이라는 2 단계적 구조를 취하고 있고, 특히 법시행령 제10조의2에서는 집행계획의 수립이후 3년 이내에 시행될 제1단계 집행계획과 3년 이후에 시행될 제2단계 집행계획을 수립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법 제25조는 "도시계획사업의 시행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그 사업의 시행계획을 작성하여 건설부장관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라고만 규정하여 법 스스로가 '도시계획시설결정이 언제까지 시행되어야 하는가'에 관한 시한(시행기간)을 정하지 않음으로써 도시계획사업이 언제 시행될 지도 모르는 불확실한 상태에서 국민의 토지가 도시계획시설로 지정되고 이로 말미암아 적지 않은 경우 국민이 공익실현을 위하여 반드시 수인하지 않아도 되는 불필요한 재산권 행사의 제한을 받게 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다. 더욱이 법이 도시계획시설의 시행과정에서 발생하는 국민의 재산권 침해에 대한 보상규정을 전혀 두고 있지 않기 때문에, 사업시행자는 도시계획사업에 관한 구체적인 시행계획이나 그에 필요한 예산이 전혀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설부지로서 고려되는 모든 토지를 일단 도시계획으로 결정하고 그에 필요한 부지를 선점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일부 국민의 재산권을 희생해서라도 집행의 여부와 시기가 확실하지 아니한 계획사업까지도 그의 시행을 보장하고자 하는 행정편의적 관행을 가져 왔음을 부인할 수 없다. 이러한 법적 상태는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재산권의 보호에는 눈감은 채 도시계획사업의 필요성에 지나치게 치우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바) 보상규정을 두어야 할 입법자의 의무
1) 도시계획시설은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반드시 필요한 도시계획사업의 시행을 가능하게 하면서도 다른 한편 공익실현을 위하여 꼭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꼭 필요한 만큼만 국민의 토지재산권 행사가 제한되도록 결정되고 시행되어야 한다.
따라서 입법자는 도시계획사업도 가능하게 하면서 국민의 재산권 또한 존중하는 방향으로, 재산권의 사회적 제약이 보상을 요하는 수용적 효과로 전환되는 시점, 즉 보상의무가 발생하는 시점을 확정하여 보상규정을 두어야 한다. 토지재산권의 강화된 사회적 의무와 도시계획의 필요성이란 공익에 비추어 일정한 기간까지는 토지소유자가 도시계획시설결정의 집행지연으로 인한 재산권의 제한을 수인해야 하지만, 일정 기간이 지난 뒤에는 입법자가 보상규정의 제정을 통하여 과도한 부담에 대한 보상을 하도록 함으로써 도시계획시설결정에 관한 집행계획은 비로소 헌법상의 재산권 보장과 조화될 수 있다.
2) '도시계획시설의 결정과 그 집행계획으로 말미암아 토지의 사적 이용권이 배제된 경우, 도시계획시설의 결정 후 몇 년이 경과해야 비로소 이 사건 법률조항이 실현하려는 중대한 공익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과도한 부담이 토지소유자에게 부과되는가' 하는 것은 입법자에게 광범위한 형성권이 인정되는 사항이므로 헌법재판소가 스스로 결정할 사항이 아니다.
그러나 재산권 제한에 관한 우리 법체계를 보건대, 토지수용법 제71조 제2항이나 공공용지의취득및손실보상에관한특례법 제9조 제2항은 사업인정 후 5년 이내에 수용한 토지를 사업시행에 이용하지 아니할 경우 원 소유자나 상속권자에게 환매권을 인정함으로써 사실상 사업시행자로 하여금 5년 기간 내에 사업시행에 착수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물론, 위 규정들은 사업계획과 그에 필요한 예산이 이미 확보된 상태에서 수용된 토지의 사업시행에 관한 것이기 때문에 새로이 사업계획을 수립해야 하는 도시계획결정과는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입법자가 보상의무의 발생시점을 정함에 있어서 고려할 수 있는 하나의 기준을 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편, 외국의 입법례를 보면, 독일의 경우에는 도시계획의 수립기간 중에 도시계획예정구역에 대하여 형질변경금지의 결정을 하는 경우에는 지방자치단체가 도시계획을 수립함에 있어서 언제나 일정 기간이 소요되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판단아래 4년까지는 토지소유자에게 보상을 할 필요가 없으나 4년이 경과한 뒤에는 이로 말미암아 발생하는 재산적 손실에 대하여 적절한 금전보상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고(독일 도시계획법 제14조), 도시계획이 이미 확정된 경우 토지소유자가 도시계획시설의 결정으로 말미암아 현저한 재산적 손실을 입고 있다면 재산권에 대한 이러한 형태의 제한은 이미 수용적 효과를 가진 것으로 보아 곧바로 보상청구권을 인정하고 있다(독일 도시계획법 제40조 제1항). 프랑스의 공용수용법에서는 공용수용예정지에 대하여 공용수용을 고시하는 경우 이에 대한 집행기간을 반드시 함께 고시하도록 하고 있고, 이 경우에도 허용되는 집행기간은 원칙적으로 5년을 넘을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고시된 집행기간이 경과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수용이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에는 공용수용에 관한 고시가 효력을 상실하도록 되어있다. 또한 미국에서도 지방자치단체가 도로나 공원 등의 예정부지로서 취득하려고 하는 토지의 개발을 막기 위하여 도시시설계획을 수립하는 경우, 이로 인한 토지이용의 제한이 당해 토지를 쓸모없게 하거나 매도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르게 하는 경우 또는 개인의 토지를 3년 동안 동결시키는 효과를 가져오는 경우에 보상이 따르지 아니하는 한 이러한 도시시설계획은 위헌이라는 것이 판례의 주된 경향이다.
3) 따라서 입법자는 위에서 본 사정들과 기타 현실적인 여러 요소들을 종합하여 국민의 재산권과 도시계획사업을 통하여 달성하려는 공익 모두를 실현하기에 적정하다고 판단되는 기간을 정하여야 한다. 그러나 어떠한 경우라도 토지의 사적 이용권이 배제된 상태에서 토지소유자로 하여금 10년 이상을 아무런 보상없이 수인하도록 하는 것은 공익실현의 관점에서도 정당화될 수 없는 과도한 제한으로서 헌법상의 재산권보장에 위배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사) 소결론
결론적으로, 토지소유자가 도시계획시설로 결정된 토지를 결정 당시의 용도대로 계속 사용할 수 있는 한,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한 재산권의 제한은 재산권에 내재하는 사회적 제약을 비례의 원칙에 합치하게 합헌적으로 구체화한 규정이다. 그러나 도시계획시설결정으로 말미암아 종래의 용도대로도 토지를 사용할 수 없거나 사적 이용권이 완전히 배제되는 경우에도 이 사건 법률조항이 아무런 보상 없이 장기간 이를 감수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한, 이러한 부담은 법이 실현하려는 중대한 공익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과도한 부담이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은 이러한 점에 있어서 비례의 원칙에 위반되어 당해 토지소유자의 재산권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위헌적인 규정이다. 즉, 이 사건 법률조항의 위헌성은 '도시계획시설결정'이란 제도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시행과정에서 도시계획시설결정의 장기적인 시행지연으로 말미암아 토지소유자에게 발생하는 사회적 제약의 범위를 넘는 가혹한 부담에 대하여 보상규정을 두지 아니한 것에 있다.
따라서 입법자가 이 사건 법률조항을 통하여 국민의 재산권을 비례의 원칙에 부합하게 합헌적으로 제한하기 위해서는, 가혹한 부담이 발생하는 경우에 한하여 이를 완화하는 보상규정을 두어야 한다. 이 사건 법률조항이 헌법적으로 허용된 한계를 넘은 경우 입법자가 합헌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이에 대하여 금전적 보상규정을 두거나 아니면 도시계획시설결정의 해제, 토지매수청구권 또는 수용신청권 등와 같이 보상에 갈음하거나 또는 손실을 완화할 수 있는 제도를 보완하는 등 재산권의 침해와 공익간의 비례성을 다시 회복할 수 있는 여러 가지 길이 있을 수 있다(헌재 1998. 12. 24. 89헌마214등, 판례집 10-2, 927, 959).
라. 헌법불합치결정
(1) 법률이 헌법에 위반되는 경우 헌법의 규범성을 보장하기 위하여 원칙적으로 그 법률에 대하여 위헌결정을 하여야 하는 것이지만, 위헌결정을 통하여 법률조항을 법질서에서 제거하는 것이 법적 공백이나 혼란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위헌조항의 잠정적 적용을 명하는 헌법불합치결정을 할 수 있다. 즉 위헌적인 법률조항을 잠정적으로 적용하는 위헌적인 상태가 위헌결정으로 말미암아 발생하는 법이 없어 규율없는 합헌적인 상태보다 오히려 헌법적으로 더욱 바람직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헌법재판소는 법적 안정성의 관점에서 법치국가적으로 용인하기 어려운 법적 공백과 그로 인한 혼란을 방지하기 위하여 입법자가 합헌적인 방향으로 법률을 개선할 때까지 일정 기간 동안 위헌적인 법규정을 존속케하고 또한 잠정적으로 적용하게 할 필요가 있다.
이 사건의 경우, 도시계획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계획구역 내의 토지소유자에게 행위제한을 부과하는 법규정이 반드시 필요한데, 헌법재판소가 위헌결정을 통하여 당장 법률의 효력을 소멸시킨다면, 토지재산권의 행사를 제한하는 근거규범이 존재하지 않게 됨으로써 도시계획이라는 중요한 지방자치단체행정의 수행이 수권규범의 결여로 말미암아 불가능하게 된다. 도시계획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중요한 행정으로서 잠시도 중단되어서는 안되기 때문에, 이 사건 법률조항을 입법개선시까지 잠정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된다.
(2) 헌법불합치결정은 위헌적 상태를 조속한 시일 내에 제거해야 할 입법자의 입법개선의무를 수반하게 된다. 입법자는 국민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이 사건 법률조항을 더 이상 그대로 존치시켜서는 아니되며,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목적과 재산권의 보장 사이에 비례관계가 회복될 수 있도록 보상입법을 만들어 위헌적 상태를 제거할 의무가 있다. 물론 도시계획시설결정으로 말미암아 토지재산권이 입게 되는 특별한 손해의 보상에 관하여 단시일내에 보상법률을 제정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많으리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최초의 도시계획시설의 결정이 이루어진 때로부터 20, 30년이 넘게 일부 토지소유자에 대한 가혹한 부담이 아무런 보상 없이 그대로 방치되어 온 과거의 상황과 위헌적인 법규정이 잠정적으로 계속 적용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입법자는 되도록 빠른 시일 내에, 늦어도 2001. 12. 31까지 보상입법을 마련함으로써 이 사건 법률조항의 위헌적 상태를 제거하여야 할 것이다.
잠정적용을 명하는 헌법불합치결정의 경우, 입법자는 원칙적으로 법률조항의 위헌성을 장래효로써 제거하면 되지만, 이 사건의 경우 입법자가 과거에 발생한 모든 재산적 손실을 소급하여 보상할 필요는 없다고 하더라도, 입법개선 이후의 도시계획시설결정으로 인한 재산권 침해에 대하여 보상규정을 두는 것만으로는 불충분하고, 과거의 도시계획시설결정으로 말미암아 재산권의 침해를 입은 토지소유자도(장래를 향한) 금전보상, 도시계획시설결정의 해제, 토지매수청구권 또는 수용신청권 등 개정법률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입법적 배려를 하여야 할 것이다.
4. 결 론
그러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에 합치하지 아니하나 보상에 관한 입법이 이루어 질 때까지 잠정적으로 적용하도록 함이 상당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은 재판관 조승형, 이영모의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나머지 재판관 전원의 의견일치에 따른 것이다.
5. 재판관 조oo의 반대의견
나는 우리재판소가 12차에 걸쳐 행한 헌법불합치의 각 결정들(1989. 9. 8. 88헌가6 ; 1991. 3. 11. 91헌마21 ; 1993. 3. 11. 88헌마5 ; 1994. 7. 29. 92헌바49등 ; 1995. 9. 28. 92헌가11등 ; 1995. 11. 30. 91헌바1등 ; 1997. 3. 27. 95헌가14등 ; 1997. 7. 16. 95헌가6등 ; 1997. 8. 21. 94헌바19등 ; 1998. 8. 27. 96헌가22등 ; 1998. 12. 24. 89헌마214등 ; 1999. 5. 27. 98헌바70 각 결정)에 관하여 판례변경을 하지 아니하고 그대로 유지한 다수의견에 대하여 위 판례를 변경하여 단순위헌선언을 하여야 한다는 취지로 반대한다. 그 이유는 위 92헌가11등 특허법 제186조 제1항 등 위헌제청, 91헌바1등 소득세법 제60조, 구 소득세법 제23조 제4항 등에 대한 헌법소원 사건의 각 결정시에 반대의견으로 상세히 밝힌 바 있으므로 이를 그대로 인용하며 그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첫째, 헌법불합치결정은 헌법 제111조 제1항 제1호 및 제5호, 헌법재판소법 제45조, 제47조 제2항의 각 명문규정에 반한다.
둘째, 위 판례와 다수의견이 독일헌법재판소의 판례를 수용하여 헌법불합치결정의 판례를 정립하려 하나, 독일과 우리의 법제는 서로 다르므로 이를 그대로 수용할 수는 없다.
독일의 헌법재판소법이 헌법불합치결정을 판례로 확립한 이후 1970년 제4차 개정시에 간접적이지만 그 결정의 근거를 마련하였는 바, 그 개정이전의 같은 법 제78조는 "연방헌법재판소가 연방법이 기본법과 또는 주법이 기본법 혹은 기타의 연방법과 합치하지 아니한다는 확신에 이른 경우에는 연방헌법재판소는 그 법률의 무효를 선언한다(위헌선언). 동일한 법률의 다른 규정이 동일한 이유로 기본법 또는 기타의 연방법과 합치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연방헌법재판소는 마찬가지로 그 규정을 무효로 선언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는 바 "합치하지 아니한다는 확신에 이른 경우"만 그 법률의 무효를 선언하여야 하며, 합치하지 아니한다는 의견이나 법률의 무효로 인한 법적 공백상태등의 고려로 그 "확신"에 이르지 못한 경우에는 다른 결정(합헌 또는 헌법불합치)을 할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고 법문용어를 사용함에 있어 "합치하지 아니한다"는 용어를 쓰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헌법재판소법은 앞서 본 바와 같이 "위헌여부만" 즉 "위헌"이냐 "합헌"이냐 "만"을 "심판"할 수 있다는 규정을 두고 있을 뿐, 다른 사정을 고려하여 법률 또는 법률조항의 무효선언을 당장 할 수가 없다는 소신이 있을 때에는 위헌 또는 합헌이외의 다른 결정을 할 수 있다고 해석함에 족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며, 우리 헌법이나 헌법재판소법의 어느 조항에도 "헌법에 합치하지 아니한다"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지 아니한다.
독일의 위 개정전 헌법재판소법은 헌법재판소 결정의 효력에 관한 제79조에서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른 법률 또는 법률조항의 실효에 대하여 원칙적으로 소급효를 인정하고 특정의 경우에만 그 예외를 인정하고 있음에 반하여, 우리의 경우는 형벌에 관한 법률 또는 법률조항을 제외한 모든 법률 또는 법률조항의 실효에 대한 장래효만을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독일의 경우는 법률의 무효선언(위헌결정)으로 인하여 법률이 실효될 때에 올 수 있는 법규범의 공백상태가 우리의 경우보다는 훨씬 심각하고 그런 경우가 훨씬 더 많이 발생할 수 있게 되므로 헌법불합치결정의 판례가 정립될 수 밖에 없었으나, 우리의 법제 즉 법률 또는 법률조항의 실효가 장래효에 그치는 제도하에서는 다수의견이 우려하는 법규범의 공백·법적혼란 등 법적안정성을 해치는 등의 사태는 발생할 가능성이 없으므로(당해사건 등에 대하여 소급효를 인정하더라도 위와 같은 심각한 사태발생의 우려는 없으므로) 다수의견과 같이 헌법과 법률상의 명문규정에 반하면서 독일의 판례를 수용할 필요가 전혀 없다고 할 것이다.
셋째, 독일의 판례확립과정과 입법과정을 보면 판례의 확립이, 헌법이나 헌법재판소법의 명문규정에 반함이 없고 오히려 해석상으로 그 근거규정(위 제4차 개정 이전의 헌법재판소법 제78조, 제79조)이 있으며,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원칙적으로 소급효를 가지고 있음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심각한 법규범의 공백상태를 해소하기 위한 방편으로 위와 같은 판례가 확립되고 그후에 입법적으로 해결하였음을 알 수 있는 바, 헌법 또는 헌법재판소법 기타 법률상 근거를 찾을 수 없고 위와 같은 과정을 거칠 사정이 없는 우리의 경우는 독일의 경우와는 판이하다.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우리재판소가 12차에 걸쳐 헌법불합치결정을 단행하고 있음은 진지한 연구와 분석 검토를 거치지 아니하고 무책임하게 독일의 판례를 수용하였다는 비난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넷째, 우리의 헌법재판소법 제45조, 제47조의 입법취지는 독일의 민주주의 발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1961년부터 1988년까지 무려 27년간의 권위주의시대를 겪으면서 그만큼 민주주의가 후퇴한 헌정사를 경험하였기 때문에, 과거 권위주의시대의 위헌법률 또는 법률조항의 잠정적 적용으로 인하여 권위주의를 정당화시키는 어떠한 결정도 배제하고자 하는 뜻에서 헌법재판소가 "위헌"이면 위헌, "합헌"이면 합헌의 심판만을 할 수 있으며 그 이외의 여하한 결정도 할 수 없게 하는데 그 취지가 있었고, 이와 같은 경우 혹시라도 그 취지에 반하는 법규범의 공백상태로 인하여 오히려 헌법상의 각 원칙과 원리에 반하는 결과가 초래하는 등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하여 독일의 경우와는 반대로 실효된 법률 또는 법률조항의 장래효만을 규정하였으므로 이와 같은 입법취지에 비추어 보면 헌법불합치라는 변형결정은 결코 허용될 수 없다.
따라서, 헌법불합치결정은 헌법에 위반되는 결정으로서 마땅히 위 각 판례는 변경되어야 할 것이며, 단순위헌결정을 하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6. 재판관 이oo의 반대의견
가. 헌법재판소는, 새천년(2000)을 70일 앞둔 오늘, 도시계획구역 안의 대지 소유권에 관하여 공공복리보다 재산권 보장이 우선한다고 결정하여 또다시 대지 소유자의 승리를 선언하였다.
이 결정은 대지 소유권의 보장과 관련하여, 도시계획법 제21조가 개발제한구역 안의 대지를 종래의 지목과 토지현황에 따른 사용·수익을 할 수 없게 제한하고(헌재 1998. 12. 24. 89헌마214등, 판례집 10-2, 927), 택지소유상한에관한법률이 특별시·광역시에 있는 택지를 소유 목적이나 기능에 따른 예외를 인정하지 아니한 채 일률적으로 그 상한을 200평으로 정한 다음, 초과 택지의 보유를 억제하기 위하여 부담금의 율을 높게 정한 것은(헌재 1999. 4. 29. 94헌바37등, 판례집 11-1, 289), 모두 기본권 제한 원리인 비례의 원칙에 위반되는 대지 소유권에 대한 과도한 제한이므로 헌법불합치 내지 헌법에 위반된다고 결정한 것과 같은 위헌 논증에 바탕을 둔 것이다.
그러나, 나는 위의 두 사건에서 다수에 반대하는 의견을 개진한 바 있으므로(89헌마214등, 판례집 10-2, 927, 964 ; 94헌바37등, 판례집 11-1, 289, 348), 이 사건에서도 오로지 헌법이 가리키는 해답을 찾아 의견 표시를 하는 것이 나의 의무라고 생각하여 아래와 같이 적어 두기로 한다.
(1) 헌법재판소는 토지 재산권의 본질에 관하여, "헌법 제23조 제1항 제2문은 재산권은 보장하되 '그 내용과 한계는 법률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동조 제2항은 '재산권의 행사는 공공복리에 적합하도록 하여야 한다'고 하여 재산권 행사의 사회적 의무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재산권 행사의 사회적 의무성은 헌법 또는 법률에 의하여 일정한 행위를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형태로 구체화되지만, 그 정도는 재산의 종류, 성질, 형태, 조건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재산권 행사의 대상이 되는 객체가 지닌 사회적인 연관성과 사회적 기능이 크면 클수록 입법자에 의한 보다 더 광범위한 제한이 허용된다. 특정 재산권의 이용이나 처분이 그 소유자 개인의 생활영역에 머무르지 아니하고 일반 국민 다수의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경우에는 입법자가 공동체의 이익을 위하여 개인의 재산권을 규제하는 권한을 더욱 폭넓게 가진다. 그런데 토지는 공급이 제한되어 있고 가용토지 면적은 인구에 비하여 절대적으로 부족한 반면에, 모든 국민은 생산 및 생활의 기반으로써 토지의 합리적인 이용에 의존하고 있으므로, 그 사회적 기능에 있어서나 국민경제의 측면에서 다른 재산권과 같게 다룰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므로 공동체의 이익이 보다 더 강하게 관철될 것이 요구된다. 따라서 헌법 제122조는 토지가 지닌 위와 같은 특성을 감안하여 '국가는 국민 모두의 생산 및 생활의 기반이 되는 국토의 효율적이고 균형있는 이용·개발과 보전을 위하여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그에 관한 필요한 제한과 의무를 과할 수 있다'고 규정함으로써, 토지재산권에 대한 광범위한 입법형성권을 부여하고 있다"(헌재 1989. 12. 22. 88헌가13, 판례집 1, 357, 372 ; 1998. 12. 24. 89헌마214등, 판례집 10-2, 927, 945-946 ; 1999. 4. 29. 94헌바37등, 판례집 11-1, 289, 303-304. 각 참조)라고 판시하여 왔고 이 점에 관하여는 다른 의견이 없다.
그러나, 다수의견이 토지 재산권의 보장과 제한은 광범위한 입법형성권의 영역에 속한다고 하면서도, 위와 같이 재산권의 보장이 우선한다는 결정을 잇달아 한 것은 재산권 행사에 대한 사회적 의무성을 강조하는 헌법의 조항과 이념에 반한다고 할 것이다.
(2) 위에서 본 토지 재산권의 본질에 비추어 보건대, 입법자에 의하여 구체화되는 소유권의 내용은 그 자체에 내재하는 한계가 있는 이외에 도시계획법의 규정처럼 도시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하고, 공공의 안녕질서와 공공복리를 증진하기 위하여 도시계획구역 안의 토지에 대한 소유권 행사를 제한하는 사회적·경제적 목적 등의 실현을 위한 정책적인 규제를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규제입법은 인구의 도시 집중화, 무질서한 시가화로 인한 도시환경의 악화, 공공투자의 비효율화를 예방·제거하기 위한 토지 소유권자의 재산권 행사, 이른바 경제적 자유에 대한 제한에 해당되고, 그 제한정도의 결정은 규제목적 이외에 규제대상 토지의 위치와 형상·용도상의 차이, 관계인의 이해득실은 물론, 서로 관련되는 여러 요소를 참작하게 되므로 폭넓은 재량에 의한 정책입법에 해당되는 것이다(89헌마214등, 판례집 10-2, 927, 964, 971. 재판관 이영모의 반대의견 참조).
나. 토지 재산권의 보장과 공공복리에 따른 제한은 일정한 원칙이 있는 것이 아니고, 시대에 따라 나라마다 이를 다르게 규율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독일의 도시계획법에는 다수의견의 논증을 뒷받침하는 손실보상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는 반면, 일본은 그와 같은 조문을 두지 않고 있는 것이 그 좋은 예다. 요컨대, 토지의 역사나 비교법에서는 이 사건 법률조항에 대한 위헌 여부를 가늠할 근거는 찾아 볼 수 없다.
(1) (가) 1971. 1. 19. 법률 제2291호로 제정된 도시계획법(이하 '법'이라 한다)은 1981. 3. 31. 법률 제3410호로 법 제10조의2, 제14조의2, 제16조의2를 신설하고, 1991. 12. 14. 법률 제4427호로 개정할 때에는 도시계획구역 안의 당해 지방의회의 의견을 듣도록 한 내용을 추가하였다(그 밖의 개정부분의 내용은 생략한다).
도시기본계획의 수립과 도시계획의 입안 등에 당해 지방의회의 의견을 반영하도록 한 개정 규정은, 1995. 7. 1. 선거에 의한 지방자치단체의 장과 지방의회의원의 임기가 개시됨으로써 실질적인 효력이 생기게 되었다(지방의회가 구성되기 전에는, 지방자치법 부칙 제4조와 폐지된 서울특별시행정에관한특별조치법 부칙 제3항 및 폐지된 지방자치에관한임시조치법 제10조에 의하여, 서울특별시는 시장이 전횡하며 기타의 지방자치단체는 직할시와 도는 내무부장관의, 시·군은 도지사의 승인을 얻어 시행하였다). 도시계획에 주민 및 관계 전문가의 의견을 직접 듣는 이외에 당해 지방의회를 통한 의견도 수렴하게 한 것은, 공정·공평한 도시의 건설, 정비, 개량 등을 위한 도시기본계획의 수립, 도시계획의 입안 및 결정 절차를 보장함으로써, 도시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하고 공공의 안녕질서와 공공복리의 증진에 기여하게 하는 데 그 목적이 있는 것이다(법 제1조).
1) 먼저 도시기본계획의 수립·변경은, 서울특별시장·광역시장 기타 도시계획구역을 관할하는 시장 또는 군수가 행한다. 20년을 단위로 장기도시개발의 방향 및 도시계획입안의 지침이 되는 도시기본계획을 수립하거나 변경할 때에는 건설교통부장관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이 기본계획에 대하여는 5년마다 그 타당성 여부를 검토하여 이를 반영하여야 한다. 이 기본계획은 공청회를 열어 주민 및 관계 전문가 등의 의견을 청취하고(법 제16조의2 제1항) 지방의회의 의견도 들어야 하며,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과 협의한 후 중앙도시계획위원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 시장 또는 군수는 이와 같이 승인된 도시기본계획을 공고하고 일반에게 공람시킨다(법 제10조의2). 도시계획의 입안은, 건설교통부장관 또는 시·도지사가 입안하는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시장 또는 군수가 주민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한 공청회를 열어(법 제16조의2 제2항) 도시기본계획의 내용에 적합하도록 입안하여야 한다(법 제11조). 입안된 도시계획은 건설교통부장관이 지방의회의 의견(법시행령 제7조의2 참조)을 듣고 중앙도시계획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이를 결정·고시하고, 시장 또는 군수는 일반에게 공람시킨다. 결정된 도시계획을 변경할 때에도 또한 같다(법 제12조). 시장 또는 군수는 법 제2조 제1항 제1호 나목 및 다목에 게기한 시설을 지상·공간 및 지하에 설치하고자 할때에는 도시계획으로써만 이를 설치하여야 하고(법 제16조 제1항), 도시계획 중 도로·광장 기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에 관한 도시계획에 대하여는 도시계획의 결정고시가 있은 날로부터 2년 이내에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연차별 집행계획을 수립하여야 한다(법 제14조의2). 법시행령 제10조의2 제1항 제1호는 연차별 집행계획 수립대상으로 "법 제2조 제1항 제1호 나목 … 및 제2조 각호의 시설에 관한 도시계획"이라고 규정하여 이 사건 도시계획시설(학교)을 그 대상에 포함하고 있다.
2) 다음, 도시계획사업의 시행자인 시장 또는 군수는 사업의 실시계획을 작성하여 건설교통부장관의 인가를 받아야 하고(법 제23조 제1항, 제25조 제1항), 이 계획을 인가한 때에는 그 내용을 고시하여야 한다(법 제26조). 건설교통부장관이 이 실시계획을 인가하는 경우에는 미리 이를 일간신문(법시행령 제27조의2 참조)에 공고하고 관계서류를 공람시킨다. 토지 등의 소유자 및 이해관계인은 공람기간(14일) 안에 의견서를 제출할 수 있고, 의견이 타당하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이를 실시계획에 반영하여야 한다(법 제25조의2). 이 실시계획의 인가는 토지수용법 제14조의 규정에 의한 사업인정으로 본다(법 제30조).
3) 그런데, 시장 또는 군수가 마련하는 도시계획에 관한 절차에 건설교통부장관의 승인(결정, 인가)을 받도록 규정한 것은, 도시계획은 소유권자의 토지 이용을 제한하는 것이어서 시장 또는 군수에 대한 후견적 감독으로 적정·합리적인 도시계획이 되게 하고, 시장 또는 군수의 도시계획이 정부의 도시계획과의 일체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나) 한편, 지방자치단체의 사무범위에 관하여, 지방자치법 제9조 제2항 제4호 다목 및 제5호 가목은 시·군 관할구역 내의 "도시계획사업의 시행"과 "유아원·유치원·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 및 이에 준하는 각종학교의 설치·운영·지도"를, 각 자치사무의 하나로 예시하고 있다. 이어서 같은 법시행령 제8조는 별표 1, "4. 다. 도시계획사업의 시행" 항에서 도시기본계획의 수립, 도시계획구역의 입안, 도시계획시설의 입안, 도시계획 용도지역·지구의 입안, 도시계획에 관한 기초조사, 도시계획사업의 시행" 등을, "5. 가. 공립의 초등학교, 중학교, 기술학교, 공민학교, 고등공민학교, 유치원과 이에 준하는 각종학교의 설립·경영" 등을, 각 시·군 지방자치단체의 종류별 사무로 예시하여, 이를 지방의회의 의결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다(같은 법 제35조, 제15조). 한마디로, 도시계획시설(학교)과 관련된 법 소정 절차에는 반드시 당해 지방의회의 의견을 듣도록 한 것이다.
(2) 돌이켜, 이 사건 법률조항에 대한 위헌 여부를 검토하기로 한다.
(가) 먼저, 다수의견이 들고 있는 도시계획시설로 지정된 토지중에서 나대지에 대한 이용제한의 내용을 살펴본다.
도시계획시설로 결정·고시된 토지는 도시계획시설 설치에 지장이 있는 건축물의 건축이나 공작물의 설치행위가 제한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도시계획시설 또는 도시계획시설예정지인 나(裸)대지는, 허가를 받아 존치기간 3년(도시계획사업 시행시까지 연장할 수 있음)의 3층 이하로 된 철근 콘크리트조 또는 철골철근 콘크리트조가 아닌 공동주택·판매 및 영업시설 등 분양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가설건축물 등을 건축할 수 있고, 신고만으로 재해복구·흥행·전람회·공사용 가설건축물 등과 전시용 견본주택, 가설점포, 조립식 경비용·차고, 컨테이너 또는 폐차량으로 된 임시사무실·창고 또는 숙소, 농·어업용 비닐하우스, 간이축사용·가축운동용·비가림용 비닐하우스 또는 천막구조의 건축물, 농업용 고정식온실, 창고용 천막 등을 축조하거나, 토지의 형질변경·경작도 할 수 있다(법 제4조 제1항, 제14조의2 제4항, 법시행령 제5조 제1항 제1호 및 제4호, 제10조의3 제2항, 건축법 제15조, 같은 법시행령 제15조 제1항 및 제4항).
위와 같이 나대지 소유자는 도시계획시설 설치에 지장이 있는 건축행위를 할 수 없지만, 가설건축물 등을 건축할 수 있고 경작이 가능하므로 나대지에 대한 사적 유용성이 완전히 배제되는 것은 아니며, 그 처분을 금지하는 것도 아니다. 이러한 나대지의 이용제한은 그 위에 건축된 기존 건축물이나 공작물을 개축·증축하는 것을 제한하는 것과 별로 다를 것이 없다.
(나) 다음으로 위와 같은 나대지에 대한 이용제한이 헌법상 정당한지 여부를 본다.
도시기본계획의 수립·변경, 도시계획의 입안, 연차별 집행계획의 수립, 도시계획사업의 시행 등은 일반적으로 시장 또는 군수의 권한에 속하는 점, 20년을 단위로 장기도시개발의 방향 및 도시기본계획을 세우지만, 5년마다 그 타당성 여부를 검토하여 반드시 도시기본계획에 반영하고 있는 점, 시장 또는 군수가 도시계획과 관련된 결정을 할 때에는 당해 지방의회의 의견을 들어야 하고, 공청회를 열어 주민 및 관계전문가 등의 의견을 청취하여 타당하다고 인정하는 의견은 이를 반영하게 되어 있는 점, 도시계획은 장기성·종합성이 요구되는 행정계획으로 단기간의 예측, 사정변경이 있다고 하여 쉽사리 바꿀 수 없는 특수성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토지를 도시계획시설(학교)로 지정하고 고시한 것은 입법목적 달성을 위한 불가피한 규제이므로 헌법상의 정당성과 합리성을 갖춘 것이다. 비록 이 규제로 인하여 연차별 집행계획 수립 전후에 대지사용이 제한되나, 입법목적에 반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이를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이 보장 되어있고 소유권자의 처분을 제한하는 것도 아니므로, 이와 같은 토지 재산권의 제한은 그 자체에 내재된 사회적 제약에 불과한 것이다. 법익의 비교형량면에서도 대지 소유권자가 입는 불이익보다 공공복리에 기여하는 이익이 더 크고, 입법목적 달성을 위한 합리성·필요성을 갖추었으므로 헌법 제37조 제2항이 정한 기본권 제한 한계요건을 벗어나는 것도 아니다.
다. (1) 도시계획은 사업시행자인 시장 또는 군수의 신청에 따라 건설교통부장관이 이를 승인 또는 결정하여 법이 정한 절차를 밟게 되어있다. 토지 소유권자와 이해관계인 이외에 주민과 지방의회의 의견을 듣도록 한 것은 도시계획이 갖는 공익성을 그 이유로 들 수 있다. 법이 도시계획을 그 지역 사정에 밝은 당해 지방자치단체로 하여금 처리하게 한 것은, 도시의 건전한 발전과 공공의 안녕질서·공공복리의 증진에 기여하고, 도시계획의 수립·시행에 효율성과 합리성을 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도시계획은 법이 정한 절차를 준수하는 지방자치단체가 있는가 하면, 이를 지키지 못한 자치단체도 있을 수 있다. 이러한 자치단체간에 생긴 격차를 줄이기 위하여 최근 규제개혁위원회가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에 대한 규제개선방안을 마련한 것은 수긍이 가는 대목이다.
(2) 다수의견은 도시계획구역 안의 나대지 보호를 명하는 특별규정이 있는 것도 아닌데도, 입법재량의 한계를 크게 벗어나지 아니한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취지를 존중하지 않고 소유권의 절대를 지향하는 듯한 헌법불합치결정을 하였다. 이와 같이 나대지에 관하여 사회적 의무성보다 개인의 경제적 자유가 우선한다는 결정을 되풀이 하는 것은, 토지 재산권에 관하여 입법자의 형성의 자유를 광범위하게 인정하고 있는 헌법의 명령에 반할 뿐만 아니라 시대를 거스르는 결론이므로 찬성할 수 없는 것이다(89헌마239등, 판례집 10-2, 927, 964, 971 ; 94헌바37등, 판례집 11-1, 289, 356-358. 재판관 이영모의 반대의견 각 참조).


재판관 김oo(재판장) 김xx(주심) 이oo 조oo 고oo 신oo 이xx 한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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