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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세.한국

법령 해석 사례

사건번호 : 2002헌바71,86(병합)
사 건 명 : 지방세법 제111조 제5항 위헌소원 사건
선 고 일 : 2003. 4. 24.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韓大鉉 재판관)는 2003년 4월 24일(목)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사실상의 취득가격에 의한 취득세의 과세표준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는 지방세법 제111조 제5항(1994. 12. 22. 법률 제4794호로 개정된 것)이 사실상의 취득가격을 취득세의 과세표준으로 하는 사유 중 하나로 재판상 화해의 경우를 규정하고 있지 아니한 것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는 결정을 선고하였다.

1. 사건의 개요

청구인들은 재판상 화해에 의하여 서울 서초구 서초동 1687의2 대 1645.8㎡를 공유지분권자로서 각 공유지분에 따라 취득하고, 그 취득가격이 위 토지의 시가표준액에 미달하여 그 시가표준액에 따라 서초구청장에게 취득세, 등록세 등을 각 자진신고납부하였다.
청구인들은 법원에, 청구인들의 위 토지 취득가격은 재판상 화해에 의하여 결정된 금액으로 객관적 취득가격임이 명백하므로 이러한 경우 그 취득가격이 아닌 시가표준액을 과세표준으로 적용하여 세액을 산출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위와 같이 기납부한 세금 중 취득가격에 따른 산출분을 초과하는 부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으나 기각되었다.
청구인들은 법원에 소송계속 중 사실상의 취득가격에 의한 취득세의 과세표준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는 지방세법 제111조 제5항(1994. 12. 22. 법률 제4794호로 개정된 것)이 헌법상 보장된 청구인들의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위 법률조항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받아들여지지 아니하자(2002헌바71 사건은 기각, 2002헌바86 사건은 각하),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따라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의 대상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지방세법 제111조 제5항(1994. 12. 22. 법률 제4794호로 개정된 것, 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고, 그 규정 및 관련규정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지방세법 제111조 (과세표준) ① 취득세의 과세표준은 취득당시의 가액으로 한다. 다만, 연부로 취득하는 경우에는 연부금액으로 한다.
②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취득당시의 가액은 취득자가 신고한 가액에 의한다. 다만, 신고 또는 신고가액의 표시가 없거나 그 신고가액이 다음 각호에 정하는 시가표준액에 미달하는 때에는 그 시가표준액에 의한다. (각호 생략)
③,  ④ (생략)
⑤ 다음에 게기하는 취득(증여·기부 기타 무상취득을 제외한다)에 대하여는 제2항 단서 및 제3항의 규정에 불구하고 사실상의 취득가격 또는 연부금액에 의한다.
1. 국가·지방자치단체 및 지방자치단체조합으로부터의 취득
2. 외국으로부터의 수입에 의한 취득
3. 판결문·법인장부 중 대통령령이 정하는 것에 의하여 취득가격이 입증되는 취득
4. 공매방법에 의한 취득
⑥ (이하 생략)

3. 결정이유의 요지

(1) 취득세의 과세표준 체계와 이 사건 법률조항의 의의
취득세는 부동산 등의 과세물건의 취득에 대하여 부과하는 조세인데, 취득세의 과세표준과 관련하여 지방세법은 취득세의 과세표준은 취득 당시의 가액으로 한다고 하면서(지방세법 제111조 제1항 본문), 여기서 취득 당시의 가액은 취득자가 신고한 가액에 의하나 다만 신고 또는 신고가액의 표시가 없거나 그 신고가액이 지방세법 소정의 시가표준액에 미달하는 때에는 그 시가표준액에 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같은 조 제2항 참조). 나아가 지방세법은 이에 대한 특칙으로 국가·지방자치단체 및 지방자치단체조합으로부터의 취득, 외국으로부터의 수입에 의한 취득, 판결문·법인장부 중 대통령령이 정하는 것에 의하여 취득가격이 입증되는 취득 및 공매방법에 의한 취득에 대하여는 위 신고유무 등에 관계없이 그 입증된 사실상의 취득가격에 의하여 취득세를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이 사건 법률조항 참조).
위와 같은 취득세 과세표준 관련규정의 취지는, 취득자가 사실상의 취득가액으로 신고한 금액을 취득세의 원칙적인 과세표준으로 하고, 취득신고를 하지 아니한 경우 또는 취득신고를 한 경우라도 취득가액을 표시하지 않거나 신고가액이 시가표준액에 미달하는 경우에는 시가표준액을 취득세의 과세표준으로 하되, 이 사건 법률조항의 요건이 충족된 경우에는 위와 같은 신고유무 등에 관계없이 그 입증된 사실상의 취득가격으로 과세표준을 정한다는 것이다.

(2) 조세평등주의 위배 여부
헌법 제11조 제1항에 근거한 조세평등주의에 의하면, 조세의 부과와 징수는 납세자의 담세능력에 상응하여 공정하고 평등하게 이루어져야 하고, 합리적인 이유 없이 특정의 납세의무자를 불리하게 차별하거나 우대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한다. 여기서 이 사건 법률조항이 위와 같이 취득자의 신고유무 등에 관계없이 그 사실상의 취득가격을 취득세의 과세표준으로 하는 사유 중 하나로 '재판상 화해'의 경우를 규정하지 아니한 것이 위와 같은 조세평등주의에 위배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먼저 이 사건 법률조항 각 호의 내용과 그 취지를 살펴보면 이 사건 법률조항이 정하고 있는 사유는 모두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제도적으로 그 신빙성이 상당 정도 보장되어 있는 객관적 자료에 의하여 사실상의 취득가액이 추정될 수 있고 그 확인이 용이한 경우임을 알 수 있다. 즉,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국공유재산을 매각할 때에는 국유재산법 또는 지방재정법 등의 관계규정에 의한 일정한 절차에 따라 매각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매각관계서류가 정확하게 기록·보존되고 따라서 사실상의 취득가격을 용이하게 확인할 수 있으며(제1호), 외국으로부터 수입하는 물건 역시 관세의 부과와 관련하여 관계자료가 기록·보존되기 때문에 그 사실상 취득가격의 확인이 용이하다(제2호). 또한 판결문은 국가기관인 법원이 공정한 제3자적 입장에서 권리관계에 관한 쟁송에 대하여 판단한 문서라는 점에서, 그리고 법인장부는 상법 등 관련 규정에 의하여 장부에 기재된 재산의 취득가격이 그 취득원인을 불문하고 사실상의 취득가격과 일치하도록 제도적으로 규율되어 있다는 점에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신빙성에 대한 보장이 상당 정도 확보되어 있다(제3호). 마지막으로 공매 역시 사실상의 취득가격은 경매가액 또는 낙찰가액이 된다는 점에서 앞의 경우들과 다르지 아니하다(4호).
그런데 이와 달리 재판상 화해는 당사자 쌍방이 권리관계의 주장을 서로 양보하여 분쟁을 종료시키기로 합의하는 데에 그 본질이 있는 것이고 실제에 있어서도 소송당사자의 약속에 의한 분쟁해결을 법원이 받아들인 것에 불과하므로 이를 객관적 자료에 의하여 사실상의 취득가격이 인정되는 경우라고 보기 어렵다. 즉, 재판상 화해란 사법상의 권리관계에 관하여 다툼이 있는 당사자가 법원의 면전에서 서로 그 주장을 양보하여 분쟁을 종료시키는 행위를 말하는 것으로 기본적으로 당사자간의 양보에 의한 분쟁의 해결이라는 성격을 갖고 있으므로 화해에 의하여 성립된 가격은 상호 필요에 따라 합의하여 양보된 가격일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밖에 없다. 따라서 비록 법에 의하여 화해조서에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이 부여되어 있다 할지라도 재판상 화해는 사적자치 범위 안의 사인의 행위가 근간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국가기관인 법원이 법률에 의거하여 실체적 진실을 찾아내는 판결과는 현저한 차이가 있으므로 이를 사실상 취득가격 추정의 근거가 되는 신빙성이 보장된 객관적 자료로 보기는 어려운 것이다.
요컨대, 이 사건 법률조항이 열거하고 있는 사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제도적으로 그 신빙성에 대한 보장이 상당 정도 되어 있는 객관적 자료에 의하여 사실상의 취득가격이 추정될 수 있고 그 확인이 용이한 경우임에 반하여, 재판상 화해의 경우는 당사자간 양보에 의한 분쟁의 해결이라는 본질상 이 사건 법률조항 각호에 준하는 객관성이 담보되기 힘들다 할 것이다.

  (3) 결론

그러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이 객관적 자료에 의하여 사실상의 취득가격이 인정된다고 보아 취득자의 신고유무 등에 관계없이 그 사실상의 취득가격을 취득세의 과세표준으로 하는 사유 중 하나로 재판상 화해의 경우를 규정하지 아니한 것은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것으로 조세평등주의에 반하지 아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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